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2024년 다시보는 영화 (비바리움 재조명)

by 00제이워니00 2025. 5. 17.

 

 

2024년, 과거의 영화들이 다시 조명받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2019년에 개봉한 영화 비바리움(Vivarium)은 독특한 설정과 기묘한 분위기로 미스터리 심리 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 작품입니다. 시간이 지난 지금, 이 영화는 단순한 공포를 넘어 현대 사회의 폐쇄성과 인간 존재의 반복성에 대한 은유로 평가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비바리움’이라는 영화가 다시 주목받는 이유와 함께 줄거리, 인물 분석, 총평까지 깊이 있게 살펴보겠습니다.

 

줄거리로 보는 비바리움의 세계

 

비바리움은 젊은 커플 톰과 젬마가 저렴한 주택을 구하러 가면서 시작됩니다. 부동산 직원 마틴의 안내로 Yonder라는 새로운 주택 단지에 방문한 두 사람은 동일한 구조와 색감의 집들이 무한히 반복되는 기이한 공간에 갇히게 됩니다. 마틴은 갑자기 사라지고, 두 사람은 현실로 돌아가지 못한 채 강제로 한 집에 머물게 됩니다. 이후 그들은 의문의 박스를 통해 배달되는 물품으로 생활하게 되고, 아이를 키우라는 메시지와 함께 아기 한 명이 배달됩니다. 이 아이는 비정상적인 성장 속도를 보이며 그들을 감시하고 조종하려는 듯한 행동을 보입니다. 영화는 그들이 이 공간에서 점차 이성을 잃고 몰락해 가는 과정을 통해 현대 사회의 삶과 소비 시스템, 인간 존재의 무의미함을 날카롭게 드러냅니다. 줄거리 전개는 단순하지만 상징과 은유로 가득 찬 구성 덕분에 관객들에게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킵니다. 반복되는 구조, 동일한 풍경, 탈출 불가의 설정은 마치 실험실 속 생쥐처럼 갇힌 인간의 삶을 연상케 합니다. 이는 현대 사회에서 개인이 경험하는 고립감과 탈출 불가능한 체제에 대한 풍자일 수 있습니다.

 

주요 등장인물과 연기 분석

 

비바리움의 핵심 인물은 톰(제시 아이젠버그)과 젬마(이모겐 푸츠)입니다. 두 배우는 영화의 대부분을 단 둘이 이끌어가며 심리적으로 점점 파괴되어 가는 모습을 섬세하게 연기합니다. 톰은 처음에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태도를 보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집착과 분노에 빠져들며 육체적, 정신적으로 붕괴됩니다. 반면 젬마는 끝까지 아이와 소통하려는 시도를 포기하지 않으며 상대적으로 감정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러한 대비는 두 인물이 상징하는 인간의 반응 양식을 드러내기도 합니다. 한 사람은 현실을 파괴하고자 하고, 다른 사람은 받아들이고 순응하려 합니다. 이 두 가지 접근은 사회 속에서 인간이 체제나 고립에 맞서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보여주는 메타포로 작용합니다. 또한 등장하는 아이 역의 배우는 매우 인상적인 연기를 펼칩니다. 그는 인간의 형태를 하고 있지만, 비인간적인 말투와 움직임으로 관객에게 불쾌감과 공포감을 동시에 안겨줍니다. 이러한 불협화음은 영화 전반의 기묘한 분위기를 극대화하며 관객의 몰입도를 끌어올립니다.

 

영화 비바리움이 2024년에 다시 조명받는 이유

 

비바리움은 개봉 당시에는 그 기괴함 때문에 호불호가 갈렸지만, 2024년 현재 다시 조명받고 있는 이유는 명확합니다. 팬데믹 이후 고립된 삶, 반복되는 일상, 주거 공간에 갇힌 경험을 전 지구적 차원에서 공유한 사람들은 이 영화를 다시 보며 공감과 해석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특히 MZ세대와 같은 젊은 세대는 비바리움 속 상징들을 현대 자본주의의 구조, 반복되는 직장생활, 탈출할 수 없는 사회 시스템으로 받아들이고 이를 비판하는 시각으로 이 영화를 재해석합니다. 단순한 스릴러 영화가 아닌, 철학적 사유를 유도하는 사회 비판적 텍스트로 다시 소비되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OTT 플랫폼의 확장으로 인해 기존에는 소수만 접했던 독립 예술영화들이 넓은 관객층에게 다가갈 수 있게 되면서, 비바리움처럼 메시지가 강한 작품들이 재조명되는 현상은 자연스러운 흐름이 되었습니다. 영화 속 무한 루프와 같은 구조는 현실에서도 자주 반복되는 삶의 상징으로 해석되며, 관객들로 하여금 자아와 존재에 대해 질문하게 만듭니다.

 

 

 

비바리움은 단순히 기묘한 이야기를 전달하는 영화가 아니라, 우리 삶이 놓인 시스템을 날카롭게 풍자하며 깊은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2024년을 살아가는 우리가 다시 이 영화를 주목하는 이유는, 반복되고 고립된 현실 속에서 무언가를 ‘이해’하고 싶기 때문입니다. 이 영화를 통해 삶의 루프에서 벗어날 힌트를 찾는 시간이 되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