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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주식 시장은 전형적인 복잡계다
투자 전략가이자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마이클 모부신의 저서 통섭과 투자의 원제는 More than you know다. 당신이 아는 것 이상을 알려주겠다는 원제가 어쩌다 한글판에선 통섭과 투자가 되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글판의 부제가 찰리 멍거처럼 사고하고 투자하라 여기서 처음에 나는 워런 버핏의 오른팔이자 복합적 사고를 통해 성공적인 투자를 해온 찰리 멍거의 저서인 줄 알았다.
이 책은 내용이 절대 쉽지 않아 낑낑대며 읽어나가야 했다. 그러다 맞지만 챕터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읽어보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얻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과학과 복잡계 이론이었다.
이 부분 덕에 나는 주식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주식 시장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되었다.
복잡계는 수많은 이질적 참가자의 상호 작용으로 이루어진 체계를 뜻하는데 복잡계의 가장 좋은 예 중 하나로 저자가 드는 것이 바로 인간이 만든 주식 시장이다. 저자는 인간에겐 인과 관계를 밝히려는 본능적 욕구가 내재되어 있는데 불행히도 주식 시장은 이 욕구를 쉽게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다른 기계적 시스템과 달리 주식 시장은 각 부분을 들여다봄으로써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자꾸 개인들을 주시하지만 지엽적 정보와 상호 작용에 의존하는 개미가 전체 집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할 수 없듯 시장 전문가들 역시 시장의 움직임을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간단히 말해 주식 시장은 복잡계이고 인간의 능력으로는 이러한 복잡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원인과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요점이라 하겠다. 이는 어제오늘 주식 시장에서 일어난 일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이 챕터에서 저자는 흥미롭게도 곤충인 개미와 벌의 생태를 주로 분석하며 그것들 한 마리 한 마리가 질서 없이 행동하는 듯 보여도 집단적으로 보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움직인다고 이야기한다. 읽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개미집이나 벌집을 봐도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으니까 저자가 곤충의 예를 든 것은 주식 시장도 그와 같아서 전체적으로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점, 즉 효율적시장 가설을 위한 목적인 듯했다. 이 점을 이해하고 나자 우리는 주식 시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이 절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 속성을 이해했다는 면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지적 즐거움을 얻었다.
복잡계를 설명하던 중에는 메릴린치인베스트매니지먼트의 전 회장인 아서 지켈이 좋아하는 인재상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중 절반 정도는 내 성향과 유사한 듯해 기분이 좋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지적 호기심이 많다.
2) 사고가 유연하며 새로운 정보에 개방적이다.
3)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합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4) 탈권위주의적이며 기존 방식을 고집하지 않는다
5) 정신적으로 활동적이고 열정적이며 의욕이 넘친다.
나는 세상 모든 것에 투자해 보았다
헝가리계 유대인이었던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투자 총서 시리즈는 국내에 돈,뜨겁게 사랑으로 차갑게 다루어라 외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되어 있다. 헝가리에서 태어나 독일로 이주했던 코스톨라니는 나치를 피해 프랑스로 건너가 살다가 이후 미국에 머물렀고 노년에는 프랑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 세 권은 그 기록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여러 주식 시장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고, 이미 자산가가 되어 미국으로 건너간 그가 골드만삭스애셋매니지먼트의 면접시험에서 탈락한 에피소드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실려 있다.
코스톨라니는 고전 음악을 즐겨 듣는 투자자이자 인문학자이기도 했는데 그래서인지
그는 자신의 80년 투자 인생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읽을 때마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표현들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열정적으로 투자한 그의 생이 이 몇 문장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이 부분은 그의 책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동안 금리 인상, 미중 무역전쟁 등을 경험하며 주식 시장의 하락을 경험했지만 주식의 대부분을 1년 이상 보유했고 결국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한 주식 시장의 반응과 그로 인한 주가 하락 탓에 절망적인 감정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코스톨라니가 다음과 같이 비유해서 표현한 주인을 따라다니는 개를 생각하며 장기 투자자로서의 원칙을 세울 수 있었다.
개가 걸은 4킬로미터는 주인이 걸은 거리의 네배에 해당한다. 1:4라면 큰 비율인데, 코스톨라니가 아무 이유 없이 이런 비율을 언급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만큼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우리를 어지럽게 만든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
주식 시장은 전형적인 복잡계다
투자 전략가이자 컬럼비아대 경영대학원 교수인 마이클 모부신의 저서 통섭과 투자의 원제는 More than you know다. 당신이 아는 것 이상을 알려주겠다는 원제가 어쩌다 한글판에선 통섭과 투자가 되었는지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 솔직히 말하자면 한글판의 부제가 찰리 멍거처럼 사고하고 투자하라 여기서 처음에 나는 워런 버핏의 오른팔이자 복합적 사고를 통해 성공적인 투자를 해온 찰리 멍거의 저서인 줄 알았다.
이 책은 내용이 절대 쉽지 않아 낑낑대며 읽어나가야 했다. 그러다 맞지만 챕터에 이르러서야
드디어 읽어보길 잘했다고 생각하며 얻은 것이 있었으니 바로 과학과 복잡계 이론이었다.
이 부분 덕에 나는 주식 투자를 시작하기 전에 주식 시장이 어떤 곳인지 알게 되었다.
복잡계는 수많은 이질적 참가자의 상호 작용으로 이루어진 체계를 뜻하는데 복잡계의 가장 좋은 예 중 하나로 저자가 드는 것이 바로 인간이 만든 주식 시장이다. 저자는 인간에겐 인과 관계를 밝히려는 본능적 욕구가 내재되어 있는데 불행히도 주식 시장은 이 욕구를 쉽게 충족시켜 주지 못한다고 말한다. 다른 기계적 시스템과 달리 주식 시장은 각 부분을 들여다봄으로써 이해할 수 있는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시장의 작동 원리를 설명하기 위해 우리는 자꾸 개인들을 주시하지만 지엽적 정보와 상호 작용에 의존하는 개미가 전체 집단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파악할 수 없듯 시장 전문가들 역시 시장의 움직임을 설명하지는 못한다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간단히 말해 주식 시장은 복잡계이고 인간의 능력으로는 이러한 복잡계에서 벌어지는 일들의 원인과 결과를 알 수 없다는 것이 요점이라 하겠다. 이는 어제오늘 주식 시장에서 일어난 일의 원인과 결과를 설명하는 소위 전문가라는 사람들의 말은 들을 필요가 없음을 의미한다.
이 챕터에서 저자는 흥미롭게도 곤충인 개미와 벌의 생태를 주로 분석하며 그것들 한 마리 한 마리가 질서 없이 행동하는 듯 보여도 집단적으로 보면 가장 효율적인 방법으로 움직인다고 이야기한다. 읽고 보니 맞는 말이었다. 개미집이나 벌집을 봐도 전체적으로 균형이 잡혀 있으니까 저자가 곤충의 예를 든 것은 주식 시장도 그와 같아서 전체적으로 효율적으로 움직인다는 점, 즉 효율적시장 가설을 위한 목적인 듯했다. 이 점을 이해하고 나자 우리는 주식 시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저자의 말이 절망적으로 느껴지지 않았고, 오히려 그 속성을 이해했다는 면에서 표현하기 어려운 지적 즐거움을 얻었다.
복잡계를 설명하던 중에는 메릴린치인베스트매니지먼트의 전 회장인 아서 지켈이 좋아하는 인재상에 대한 설명이 나온다. 그중 절반 정도는 내 성향과 유사한 듯해 기분이 좋았고 자신감도 생겼다.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지적 호기심이 많다.
2) 사고가 유연하며 새로운 정보에 개방적이다.
3) 다양한 방법으로 정보를 취합해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
4) 탈권위주의적이며 기존 방식을 고집하지 않는다
5) 정신적으로 활동적이고 열정적이며 의욕이 넘친다.
나는 세상 모든 것에 투자해 보았다
헝가리계 유대인이었던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투자 총서 시리즈는 국내에 돈,뜨겁게 사랑으로 차갑게 다루어라 외 두 권의 책으로 출간되어 있다. 헝가리에서 태어나 독일로 이주했던 코스톨라니는 나치를 피해 프랑스로 건너가 살다가 이후 미국에 머물렀고 노년에는 프랑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이 세 권은 그 기록을 고스란히 담고 있기에 여러 주식 시장을 여행하는 기분으로 읽을 수 있었고, 이미 자산가가 되어 미국으로 건너간 그가 골드만삭스애셋매니지먼트의 면접시험에서 탈락한 에피소드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도 실려 있다.
코스톨라니는 고전 음악을 즐겨 듣는 투자자이자 인문학자이기도 했는데 그래서인지
그는 자신의 80년 투자 인생도 다음과 같이 요약했다.
읽을 때마다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표현들은 아니란 생각이 든다. 자신이 투자할 수 있는
모든 것에 열정적으로 투자한 그의 생이 이 몇 문장을 통해 그대로 전달되는 듯하다.
그래서인지 이 부분은 그의 책들에서 내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이기도 하다.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개
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동안 금리 인상, 미중 무역전쟁 등을 경험하며 주식 시장의 하락을 경험했지만 주식의 대부분을 1년 이상 보유했고 결국 수익을 낼 수 있었다. 예측할 수 없는 사건들에 대한 주식 시장의 반응과 그로 인한 주가 하락 탓에 절망적인 감정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그때마다 코스톨라니가 다음과 같이 비유해서 표현한 주인을 따라다니는 개를 생각하며 장기 투자자로서의 원칙을 세울 수 있었다.
개가 걸은 4킬로미터는 주인이 걸은 거리의 네배에 해당한다. 1:4라면 큰 비율인데, 코스톨라니가 아무 이유 없이 이런 비율을 언급하진 않았을 것이다. 그는 그만큼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크고 우리를 어지럽게 만든다는 점을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