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패할 확률이 거의 90%인 식당 창업
식당은 실패할 확률이 매우 높은 업종이며 실패하지 않으려면 출구전략이 필요하다. 외식사업은 전문지식과 경영 능력이 없으면 망하지 않기가 더 어렵다. 과거에는 음식점이 현금 비중이 높고 수익률도 타 업종에 비해 높다고 인식되었다, 특별한 지식이 없어도 성공할 수 있는 것처럼 인식되었다. 하지만 이는 정말로 잘못된 사실이다. 외식업은 절대 아무나 쉽게 돈을 벌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 우선 2020년 기준 음식점 10개 중 8개가 폐업했다. 식품의약품청의 자료에 보면, 우리나라 일반 음식점은 67만 3천개 수준이다. 이중 최근 3년간 신규 오픈한 음식점 수는 16만 9,987개이고, 3년간 폐업한 음식점 수는 15만 1,299개에 달한다. 식당 창업 후 5년까지 생존할 확률도 20% 수준이다. 나머지 80%는 5년 안에 문을 닫는다. 문을 연 지 6개월 안에 그만두는 곳도 121.1%다. 1년 만에 폐업하는 곳도 25.6%다. 식당 4곳 중 1곳은 1년 안에 폐업하는 것이다.
인구 수당 음식점 수를 비교해도 경쟁은 치열하다. 우리나라 인구5,167만명을 67만개의 전체 음식점 수로 나누면 77명이다. 일본의 경우 170명 수준으로 우리나라의 2배 이상이다. 미국은 음식점당 인구수가 우리나라의 6배라고 한다. 도시별 통계를 보면 세종시가 음식점당 인구수가 101명으로 밀집도가 제일 높다. 2위는 인천광역시 96명, 3위는 경기도로 94명이다. 서울특별시는 80명 순이다. 참고로 음식점당 인구수가 제일 적은 곳은 제주특별자치도는 48명이며, 그다음으로는 51명으로 강원도가 차지하고 있고, 강원도와 제주도는 외부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식당 전략이 중요함을 알 수 있다.
외식 시장에 새로운 강자들도 속속 출현했다. 대기업 외식 프랜차이즈들은 말할 것도 없다. 실력을 갖춘 전국 조리학과 출신 졸업생들이 매년 쏟아져 나오고 있고 해외 유명 요리 학교 유학파 출신 청년 셰프들의 창업도 늘었다. 이들은 성수동 골목길이나 송리단길, 문래동, 연남동 골목 구석구석에 특색 있는 자기 식당을 열었다. 대형마트 내 식당들도 경쟁이 치열하다. 1993년 도봉구 창동 이마트 1호점이 오픈한 이래로 전국 약 500여개 대형마트가 생겼다. 푸드코드 없는 대형마트를 본 적 있는가? 축구장 70배 규모의 ‘복합 쇼핑몰’도 많아졌다. 최근 쇼핑몰이나 마트 내부에 문을 여는 식당들은 지역 유명 맛집과 유명 프랜차이즈 식당들로 채워져 고객들로 채워져 고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두말할 것도 없이 경쟁은 날로 새로운 방식으로 더 치열해지고 있는 것이다.
온라인 경쟁자들은 어떠한가? 먹는 제품만큼은 직접 보고 만져 본 뒤 사야 한다는 고객들도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쿠팡과 마켓컬리마저도 외식업의 경쟁자가 된 것이다. 편의점에서 파는 도시락도 수준이 많이 올라왔다. 한 끼 식사를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대용품이 된 것이다. 24시간 방송하는 17개가량의 홈쇼핑에서는 유명 셰프들과 연예인들이 밤낮으로 간장게장을 바르고 있거나 갈비를 굽고 있다. 가격 경쟁력도 꽤 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변화
코로나 이후 음식을 함께 나누는 우리 식탁 문화도 사라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전골과 찌개 같은 국물 음식을 함께 떠먹는 한국식 식사 문화는 이미 퇴출되었다, 반면 한국산 식재료에 대한 관심도는 높아졌다, 값싼 중국산 김치를 내놓던 식당들이 추가로 돈을 더 받더라도 국산 김치를 쓴다. 맥도날드와 같은 글로벌 외식 브랜드도 ‘창녕갈릭버거’, ‘보성 녹던 버거’ 등 국내 식재료를 활용한 메뉴를 내놓았다.
기업들의 회식 문화는 급격히 위축되었다. 집단으로 삼겹살을 굽고 술을 마시며 팀워크를 다지는 축제 형태의 고기 문화가 사라진 것이다, 폭음 문화가 사라지고 집에서 술을 혼자 즐기는 문화가 확산하였다, 와인 시장이 급성장했다. 코로나19 이후에 밥집은 살아날 수 있어도 술집은 과거의 지위를 누리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주로 단체 회식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했던 대형 음식점 사장님들은 중대 결단을 해야 한다. 대규모 점포를 분할해 중소형 점포나 작은 가게 형태로 전환하는 방법을 신중하게 고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