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전문점도 이미 꺼져 가는 유행
초기 창업비용이 낮은 배달 전문점이 잘 된다고 하지만 쉽게 생각하지 말라. 배달 음식 시장이 꾸준히 성장 중인 건 맞지만 2017년 15조원이었던 시장 규모가 2019년에는 20조원으로 커졌다. 2021년 국내 온라인 음식 배달 시장 거래액은 25조원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런 시장의 성장 흐름 때문인지 홀 손님은 받지 않고 배달만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 창업 수도 몇 년간 많이 증가했다.
배달 음식 전문점 창업은 장점도 물론 있지만 이제는 위험 요소가 더욱 커진 사업으로 보인다. 주변 분위기에 휩쓸려 배달 전문점을 창업하기보다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
지인인 건대입구역 인근 스시 전문점 K 사장님의 사례를 보겠다. 청년 시절 일본에서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미국으로 건너가 식당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을 정도로 실력 있는 분이다. 그는 코로나19가 터질 무렵 건대입구역 인근에 배달 전문 스시 도시락 가게를 창업했다. 임대료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주택가 골목에 있는 배달 전문 스시 음식점이다. 스시는 물론이고 도시락 세트에 나오는 디저트도 맛있었다. 초기 코로나 상황에는 장사가 잘돼서 서울대입구역 근처에 지점을 하나 더 냈다. 하지만 일 년이 지나지 않아서 서울대입구역점을 폐점했고, 건대입구역 쪽 본점도 버티다가 2021년에 결국 폐점했다.
실패의 원인 중 하나는 기존의 초밥집들이 대부분 배달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홀 손님만 받고 배달은 하지 않는 음식점이 많았고, 특히 고급 음식점일수록 배달을 하지 않았다. 홀 손님 받기도 바쁜데 굳이 배달 가지 할 필요가 없었다. 고객들도 짜장면, 피자, 치킨 등 일부 특정 메뉴에 한해서만 배달 음식을 시켜 먹었다. 하지만 스테이크나 샐러드 디저트, 심지어 구운 삼겹살까지 배달시켜 먹을 수 있는 세상이 올지 누가 알았겠는가. 기존 홀 손님만 받아도 줄을 세웠던 재야 고수 식당들까지도 너나 할 것 없이 모두 배달 서비스를 하니, 배달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의 차별화 포인트가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
보통 배달 전문 음식점의 초기 투자 금액은 5천만원 수준이다, 인테리어 비용과 집기 구매 비용이 약 1천 5백만원, 점포 입지는 중급 혹은 하급지를 선택한다. 점포 규모는 1층 10평 이하 혹은 지하 20 ~30만평 규모로 많이 오픈한다. 월 임대료는 한 달 50~60만원 수준이며 많아도 100만원대 수준이다. 매출이 높은 매장은 월 매출 3천만원 이상 정도이며, 매장의 손익분기점은 보통 월 천만원 이상은 되어야 사장이 집에 가져갈 돈이 생긴다. 주인이 혼자 운영하는 곳이 많고 바쁜 곳은 아르바이트 1명과 같이 일한다. 식자재 원가 비율은 보통 매출의 30~35%로 잡고 프랜차이즈로 운영할 경우 40%에 육박할 수 있다.
배달 음식 전문점은 초기 창업 투자비용이 낮은 편이라 진입하기는 쉽다, 하지만 초기 창업자들이 배달 음식점 수익 구조 측면에서 간과하는 것은 바로 높은 광고비와 배달 수수료 비중이다, 임대료와 인건비는 고정비의 성격을 지니고 있어서 음식점이 일부 매출 구간을 넘어서면 수익이 극대화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변동비 성격의 배달 및 카드수수료는 배달 건별로 동일하게 청구된다. 매출이 늘어도 수익 구조는 비슷하게 유지될 수 있다는 것이다. 광고비 지출도 앱상에서 가게 노출을 위해 일정 부분 불가피하며 총금액과 전체 매출 대비 비중도 처음에는 꽤 큰 편이다.
배달 음식점 사장님이 겪는 더 큰 어려움은 외로움이다. 말할 사람이 아무도 없는 좁은 공간에서 하루 종일 일을 한다고 생각해 보자, 홀에 손님을 받는 식당에서 근무하면 들어오고 나가는 손님들과 눈도 마주치고, 주문도 받고 직원들끼리 소통도 가능하다. 하지만 배달 음식점인 경우에는 혼자 좁은 공간에서 장시간 조리만 해야 하는 환경이기 때문에 우울한 느낌에 빠지기 쉽다, 조리만 하는 인간 기계가 되는 느낌이다. 주문 벨만 울리길 기다리고 있다. 배달 음식점을 폐업한 한 사장님 경우, 혼자만의 시간을 극복하지 못해서 결국 사업을 접었다고 한다. 매출은 안 나오는데 혼자 장시간 있다 보니 재료 손질하면서 칼을 쓰다가 이상한 생각이 들거나 창문을 통해 밖을 보는 데 극단적인 생각이 자꾸 들었다고 고백하는 경우도 보았다.
극단적 사례이기는 하지만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에 이런 작업 환경도 창업 전에 무시할 것은 못 된다. 이런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 사장님이 빈 시간을 긍정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나가야 한다. 배달 전문점에서도 사장님이 전화 주문을 직접 받는 일도 거의 사라졌다. 고객들은 이제 배달 앱으로 음식을 주문한다. 음식을 주문하는 방식 자책 바뀐 것이다. 과거 식당 사장님은 광고 전단지를 제작해서 동네 구석구석 돌아다녔다. 요즘 식당 사장님들은 광고지 들고 붙이면서 돌아다니지 않는다. 배민이 하는 광고지만 광고하는 데 절약된 시간을 이용해 사장님은 고객의 한 끼를 위한 음식을 연구할 시간이 좀 더 많아졌다고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는 있다.
자영업자는 어떻게 변해야 하는가
식당 체질은 따로 있지만 체질도 아닌데 덜컥 식당 운영에 뛰어들면 본인도 힘들고 주변 사람도 힘들다. 성과도 나지 식당을 운영하는 사장님들 가운데 생계형이 많다. 체질도 아닌 일에 무작정 뛰어들었다가 무너지면 온 가족이 힘들어지고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 보내게 된다, 창업 전에 우선 내가 식당 체질인지 스스로 냉정히 살펴보자, 식당 창업자에게 필요한 자질이 많겠지만 최소한 3가지 자질은 핵심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체력과 근성’, ‘고객 중심적 사고’ , ‘청결과 위생에 대한 민감성’이다 본인에게 이 3가지 강점이 없다고 생각한다면 식당을 다시 시작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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